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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한 주 기록] 6월 26일부터 7월 2일 간의 내 하루들 정리

by 조이사이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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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비 오는 날
 오늘부터 장마 소식이 있었다. 예전에는 무조건 비 오는 것이 싫었다. 신발이 젖는 것도, 옷이 젖는 것도, 가방도 귀찮은데 우산을 챙겨야 하는 것도 나에겐 다 불평거리들이었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 오는 비만 좋아했다. 신기하게도 요즘은 그런 불평이 많이 사라졌다. 물론 짐이 많아지고 신발이 젖는 것은 좋지만은 않지만! 나이가 한 살 늘어가면서 사소한 불평거리가 줄어드는구나 싶었다. 오히려 비가 오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 좋았다. 뜨겁지 않아 좋았다. 엄마와 우산을 쓰며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어 좋았다. 외출하는 사람이 적은 지 카페에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마음이 차분해져 좋았다.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내가 너무 이면만 보고 살아왔음을 최근 들어 많이 느낀다.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모든 현상에도. 많은 일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을 겪으면서 내가 좀 더 변해야 하고, 깨어야 하는 것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좀 더 깊고 넓게 사고하고, 수용하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카페에서 수업 준비하기!


6월 27일: 광고 승인!
 지난 주에 광고 승인이 드디어 났는데 어리바리하다가 이제야 확인을 했다. 카톡 불나서 잠시 먹통 되었을 때 신청했다가 이것저것 꼬여서 자꾸 안 되고 포기를 하려다가 어쩌다 보니 결국엔 되었다. 포기하지 않으니 무언가 되는구나!ㅎㅎ 큰 욕심을 바라고 시작한 것은 아니니 실망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보자!!ㅎㅎ
 오늘 하루 계획은 엉망이다. 일찍 퇴근해서 빨리 씻고 수업 준비 하고, 읽은 책들 정리해 포스팅하는 것이 계획이었으나!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벌써 23년의 2/4분기도 지났다. 남은 시간들도 이렇게 보내지 않도록 마음 잘 잡아야겠다. 올해가 가기 전 내가 꼭 해낼 것 정리해서 계속 리마인드 하고 꼭 이루어 보자!

23년 남은 기간 동안 이뤄낼 것들
1. 오픽 공부 다시 하기 -> AL따기
2. 독서 포스팅 3개 올리기
3. 운동 시작하기
4. 안 먹는 음식 하나 입맛 길들이기(가지를 먹어보자!)

6월 28일: 부드럽게 흘러간 하루
 오늘은 아무 문제 없이 잘 흘러간 것 같다. 물론 아직 수업 준비를 완료하기 전이라는 것이 함정이지만. 내일은 한 주의 가장 고비인 목요일이다.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수업할 내용도 많아 걱정되지만 내일만 지나가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된다. 
 오늘 센터 학생 한 명이 엄마와 싸웠다고 온갖 죽상을 하고 수업에 앉아 있었다. 자기 기분 안 좋으니 말 걸지 말라고 친구에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미성년 학생도 아닌 20대 중반의 학생이다. 유아적인 행동에 이것도 문화 차이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세대 차이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자기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나도 나의 기분을 그대로 표출하곤 했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뭐라 한 셈이었다. 나의 어리숙한 행동도 그 당시에는 정답이라 생각했고, 이렇게 해야만 된다고 여겼다. 학생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방법이 자신의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해결 방법을 내가 알려준다 한들 그 학생에게 들리지 않을 것이기에 그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너무 고맙고 예뻤던 것은 안 좋은 기분에도 공부하러 센터에 왔다는 것이다. 정말 다양하고 독특한 사람들이 많다. 그 안에서 내가 그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고 흉보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학생들의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초급 학생의 노력!


6월 29일: 정신없는 목요일
 목요일은 정말 잘못하다간 사고가 날 것만 같다. 너무 정신없다. 그래도 학생들을 만나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우리 반 학생들은 대체로 많은 시간 함께 하고, 대화도 많이 해 서로가 편해졌다. 그 중 수줍음 많고 조용한 남학생은 처음에 질문하는 것도 대답을 잘 하지 않았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는데 이제는 토론 시간에 먼저 발언을 하고, 질문에도 대답을 잘 해준다. 그 친구의 수업 참여에 힘든 것도 사라질 만큼 너무 행복했다. 언어는 말을 많이 해야 향상하는 건데 계속 말이 없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의 도움으로,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해 보였다. ㅎㅎ
 목요일은 우리반 수업이 아닌 다른 두 반 수업도 들어가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다른 반 학생들은 여전히 꽤나 나를 낯설어한다. 농담으로 풀어보기도 하고, 말도 많이 걸어보려 하는데 한 반은 남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묵뚝뚝함이 절절 넘친다. 그 와중에 너무 사랑스러운 오사카 여학생이 있다. 늘 일찍 오고 수업 시간에도 정말 집중하고, 책받침까지 쓰며 아기자기하게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두 번째 만나는 날 오사카 인이란 사실을 알고 손가락 총을 장전하고 '빵!'을 외쳤더니 진짜 총 맞은 척을 해줬다.ㅎㅎ 이야기는 종종 들었으나 실제 해주는 경험을 해서 신기하고, 그 여학생과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또 다른 반은 그래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잘 웃고, 소통도 잘해준다. 이 학생들도 점차 마음이 열렸는지 나의 사적인 부분도 궁금해하며 질문을 한다. 역시나 나이 질문은 빠지지 않는다.ㅎㅎ (영원히 안 알려줄 거야~ㅎㅎㅎ) 학생들이 먼저 농담도 던지고, 면학 분위기가 가장 좋게 꾸려진 것 같다. ㅎ
 점점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어떤 친구는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친구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고, 어떤 친구는 그냥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잘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괜히 조급해하고, 초조해하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들에게 최선의 모습으로 다가간다면 그들도 나의 진심을 알아봐 줄 거라 생각한다. 오늘도 제일 늦게 퇴근했지만 행복한 하루다.

비가 정말 많이 왔다. 기분은 좋다.


6월 30일: 2023년 상반기 마무리
 2/4분기가 벌써 지나갔다니.. 시간 정말 빠르다. 긴급 투입된 문화센터도 다음 달부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즉 오늘은 이번 학기 마지막이었다. 월요일 날 학생들에게 금요일에 같이 밥 먹자 이야기했었는데 학생들은 오해를 하고 나의 음력 생일로 착각했다. 근데 또 우연적으로 음력 생일이 맞았던 것이다. 학생들은 나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게다가 초급 학생은 나와 마지막인 줄 알고 선물을 준비해 왔다. 오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너무 미안한 상황이었는데 더 미안하게 되었다. 잘해준 것도 없는데 학생들의 소중한 마음을 받아 너무 고마웠다. 학문 목적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아니기에 많이 어렵고, 힘들었다. 나도 조금 가볍게 수업을 준비한 적도 왕왕 있다. 학생들에겐 정말 미안하다. 물론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너무나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기에 부족한 수업 제공에 미안한 마음이 자주 있었다. 다음 학기부터 다시 학생들 수에도 변화가 생기고 수업 시간도 변동이 생긴다. 다음 학기에는 학생들에게 더 풍요롭고, 즐거운, 알찬 한국어를 제공하고, 선생님으로서 더 많은 사랑을 줘야겠다. 

인형 선물 오랜만에 받아본다🤍


7월 1일: 벌써 7월?
 세상에 벌써 7월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한 주 기록을 5월부터 시작했는데 꾸준히 작성한 것은 너무 뿌듯하고, 스스로가 기특하다. 23년 상반기를 어떻게 지냈는지.. 극과 극이다. 세상 다 포기한 것처럼 지내다가 갑자기 바빠지고 갑자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현재 느끼기엔 그때 제대로 늘어지고 아무것도 안 해서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그냥 이왕 늘어질 것 제대로 늘어져 지낼 걸 싶다 할 정도로! 23년 하반기를 어떻게 달릴지! 막판 스퍼트도 잘 달려보자!
 오늘 아침에 갑작스럽게 결혼식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그리고 결혼식장 근처 둘째 이모댁을 다녀왔다. 그래도 어릴 적 우리 가족과 가깝게 지내고, 가장 건강하셔서 오래 장수하실 거라 생각한 이모인데 누워만 계시고, 주무시기만 하는 모습에 맘이 아팠다. 어릴 땐 이모에 대해 애정이 크게 있진 않았다. 그러나 이모 덕분에 우리 가족이 편히 지낼 수 있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는 걸 커가면서야 깨닫게 되었다. 왜 그렇게 어릴 땐 부족하고 어리석은 건지. 이모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주무시는 이모한테 가서 한번 더 얼굴 보고 다음에 또 얼굴 뵈러 오겠다 말씀드리고 나왔다. 아직 내 가까이에서 내 측근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그러니까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해보지 않아 너무 두렵다. 그 누가 되었든지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범위의 경험, 감정까지 느껴야 하는 것, 또는 배워야 하는 것이 무섭기도 하다. 비록 내가 지금은 종교를 휴교(?)하고 있는 중이지만 오늘은 이모를 위해 기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완쾌하지 않은 엄마를 위해서도 부지런히 기도해야겠다.
 그리고 오늘은 엄마랑 시장데이트도 하고, 블루베리 스무디가 마시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메가커피 가서 수다도 떨고 행복했다!

엄마랑 데이트하며 먹은 허니브레드❤


7월 2일: 평화로운 하루?

 느지막이 10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아침 햇살로만 밝혀지는 방의 조도가 좋았다. 아침 8시 전에 일어났는데 그 조도가 좋아서 10시가 넘은 시간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엄마와 점심을 먹고, 휴식을 갖다가 낮잠을 한숨 잤다. 낮잠을 자면 자책을 많이 했다. 왜 이렇게 또 하루를 낭비했는지, 이 아까운 시간을 활용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자책. 그러나 새로 시작하는 센터의 한 학기를 위해서,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언교원 학생들을 위해서 달리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열심히 충전했으니 이번 주 수업 준비도 부지런히 해봐야겠다!ㅎ

 휴, 아니나 다를까 광고가 승인 난지 일주일도 안 돼서 광고 크롤러 오류가 떴다. 요즘 많은 분들이 겪는 현상인 것 같은데 일주일도 되지 않은 광린이에게 가혹한 것 아닌가!! 어쩐지 요즘 방문자 수도 확 줄고 예전과는 다른 것을 많이 체감했다. 우선 급한 대로 이것저것 참고해서 해결해 보려 작업은 했으나 어설프게 작업된 것 같아 찜찜하다. 아무 탈 없이 문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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