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티처>
- 저자_ 서수진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국어 강사들끼리 만나면 종종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코리안 티처』 를 읽었는가 아닌가 화두가 되곤 한다. 어렵지 않게 쉽게 읽혀 금방 읽는다는 얘기에 현직 한국어 강사인 나 또한 읽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한 대학교의 언어교육원을 배경으로 4명의 한국어 강사 시선으로 옴니버스 형석의 이야기가 흐른다. 자기 자신을 자각하여 현실을 인정하고 수긍하는 삶을 보여주는 선이, 살아남기 위해 배제된 감정으로 자신만의 선을 만든 미주, 늘 완벽한 모습의 가은, 임신을 했어도 비정규직의 직업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한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애처롭다. 한국어 강사가 아닌 일반 독자로 봤을 때 이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비정규직 여성 강사들의 삶이 애처롭고, 숨 막힌다. 생존이라는 본능을 위해 각 사람마다 갖고 있는 능력과 감정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들의 입장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뱃속에 태아가 있더라도, 남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살아남아야만 한다.
그러나 과연 이게 소설일까? 평전 또는 자기 이야기를 기록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국어 강사의 시선은 이렇다. 너무나 현실적이다. 물론 기관에 따라 분위기는 다르다. 내가 일했던 곳 혹은 일하는 곳 그 어디가 되었든 닮아 있는 곳이 너무 많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곳도 있고, 입소문이 왕왕 나서 루머가 실제 이야기가 된 곳도 있고, 반면 너무 좋은 분위기에 화기애애한 곳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다 맞다고 공감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가 비슷하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도 있다.
한국어 강사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정규직으로 계약을 연장하며 연맹하는 것도 사실이며, 정해진 시수 안에서 수업을 진행하기에 급여나 복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해 한국어 강사들에게는 언제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한 나라의 언어 교육자가 충분히 대우와 존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이 드나, 무분별한 한국어 강사 배출로 인한 부당한 대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저자는 비정규직 강사로써, 여성 강사로써 현장에서 남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어 강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나도 선이, 미주, 가은, 한희가 될 수 있는데 이 직업을 선택한 게 맞은 걸까 의심하고 걱정할 정도로 몰입하며 읽었다. 한국어 강사들의 살아남고자 하는 고단하고 버티려는 애처로운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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