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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교육/한국어교육 일기

[한국어교사 일기: 23년 6월 8일] 인천 I 대학교 언어교육원 첫 근무!

by 조이사이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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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공개로 작성한 한국어 교사로 지원하는 모든 과정의 일기로 공개되는 날짜보다 앞 선 작성글들입니다. :-)
우당탕탕 한국어 교사로 성장하는 저의 날들을 기대해 주세요:-)


나의 근무지가 된 곳!

 너무 긴장되어서 새벽에도 몇 번 깼다. 원래는 화요일부터 근무 시작이지만 현충일로 오늘이 첫 출근이 되었다. 팀으로 일하게 되기 때문에 내 실수가 생기면 학생들에게도, 학교 행정상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압박이 너무나 컸던 것 같다. 학교에서 미리 준비하려고 일찍 출발했는데도 여유가 없었다. 사수 선생님은 없고, 주변 선생님도 안 계셔서 어리바리하게 혼자 이것저것 만지면서 준비했더니 시간이 후딱 가버렸다. 40분 일찍 도착했으나 한 시간은 일찍 왔어야 했을 걸 싶었다. 
 첫 수업을 무사히 들어간 줄 알았으나 듣기 수업에서 필요한 음원이 재생되지 않아 첫 수업에서 30분이나 밀리게 되었다. 학생들은 멀뚱히 쳐다보며 기다리고, 음원은 안 나오고, 물어볼 곳은 없고... 식은 땀이 줄줄 나고 눈앞이 깜깜해져 갔다. 다행히 사수 선생님과 연락을 해서 플레이어를 챙기게 되었다. 
 학생들은 너무 밝고 순수한 얼굴로 또는 억지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맡게된 우리 반 아이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작은 교실 안에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한국어 배우기를 힘쓰는 것이 정말 기특했다. 어떤 학생은 내가 움직이는 족족 눈동자를 따라 움직이며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 친구는 배운 표현을 응용해서 새로운 문장을 만들기도 하며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나도 어학연수 갔을 때 이 친구들처럼 열의를 갖고 했었다면 나의 영어 실력이 훨씬 좋았을 텐데! 
 오전 4교시까지 우리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했다. 하루 만났는데도 다음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다. ㅎㅎ 오후 수업은 다른 급수 두 반의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오후 첫 수업에 들어간 반은 첫 만남에 말하기 수행평가가 있어 채점자의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다. 온몸에 문신한 친구들, 효도르 같은 몸을 가진 친구들, 영화 세 얼간이에서 나와 춤출 것 같은 친구들 등 정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무섭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어색한 한국어 문장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니 또 너무 귀여웠다. ㅎㅎ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되게 분위기 잡고 있는 친구를 봤을 땐 저 친구를 내가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불리는 애칭들이 있느냐 물어봤을 때 제일 먼저 손 들고 이름을 알려줬다. 이미지와 너무 다른 귀여운 이름에다가 먼저 손 들고 대답해 주는 모습에 나의 걱정은 필요 없던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첫 강의를 내리 연강하면서 풀강의를 채웠다. 강의를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다! 적성에 잘 맞는데?! 를 속으로 몇 백 번이고 외쳤던 것 같다. 학생들을 새롭게 만나는 행복, 누군가를 가르치는 즐거움을 나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오늘 첫날이라 준비할 것도 많고, 적응도 잘 안되고, 어려운 것이 많아 앉지도 못하고, 점심도 못 먹고, 다리도 정말 너무 아팠다. 첫 출근인데 강의 끝나고 두 시간 반 뒤에 퇴근을 하게 되었다. 준비해야 할 것, 정리해야 할 것들이 아직 산더미처럼 남았기 때문에! 몸도 많이 고되고, 체력이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너무 행복했다. 한국어 교사의 길이 많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정평 나있는 사실이지만 왜 다들 이 길을 선택하고, 계속하고 계시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의 첫 교육기관 강의를 시작한 이 곳에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 버티고, 견디고 붙어 있어 봐야겠다! 

공부도 100점, 연애도 100점인 우리 반 학생의 숙제 노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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